서체 분류
글자의 골격을 시대순으로 좇는 계보가 한가운데 있고, 그 둘레에 활자를 만들고 짜는 방법과 서체를 세상에 내놓은 공방이 놓인다. 돌에 새긴 글자부터 가변 폰트까지.
사전 항목
- Roman Square Capitals 1st–2nd century / 양식
돌에 새기기 위해 다듬어진 대문자는 기하학적 비례와 세리프를 갖추고 라틴 알파벳의 골격이자 이천 년에 걸친 권위의 원형이 되었다.
- Blackletter 12th century– / 양식
필사의 필치를 검고 수직적인 글자로 압축해 지면을 직물처럼 고른 어둠으로 채운다. 활판 인쇄 가장 초기의 활자이기도 하다.
- Old Style Serif 15th–16th century– / 양식
피로 없이 읽히는 본문 서체의 기준을 세웠다. 펜이 만들어낸 기울어진 축과 완만한 획 대비.
- Italic 1501– / 양식
인문주의 필기체를 활자로 옮긴 것. 기울어진 글자가 휴대용 책을 가능하게 했고, 훗날 로만 곁의 두 번째 목소리가 되었다.
- Transitional Serif 18th century / 양식
축을 수직에 가깝게 세우고 대비를 날카롭게 하며 종이와 잉크까지 함께 설계했다. 글씨쓰기에서 독립한, 만들어진 사물로서의 활자.
- Didone late 18th century– / 양식
헤어라인과 수직 줄기의 대비를 한계까지 밀어붙인 구축된 로만. 이성의 시대의 종착점이자 동시에 럭셔리의 기호.
- Fat Face c. 1803– / 양식
광고를 위해 디도네의 줄기를 극단까지 부풀린 형태. 길 건너까지 외치도록 만들어진 가장 이른 디스플레이 활자.
- Slab Serif 1815– / 양식
획만큼 두꺼운 각진 세리프가 글자를 기계 구조물로 바꿨다. 산업 광고의 튼튼한 목소리.
- Grotesque Sans 1816– / 양식
세리프를 떼어낸 장식 없는 글자는 처음엔 '그로테스크'라 불렸다. 그 어딘가 어긋난 균질함이 고시문과 헤드라인의 새로운 목소리가 되었다.
- Neo-grotesque Sans 1957– / 양식
그로테스크에서 특유의 버릇을 걷어내고 '중립'을 설계 목표로 세운 서체. 전후 합리주의와 글로벌 기업의 목소리.
- Geometric Sans 1927– / 양식
글자꼴을 원과 선과 삼각형으로 환원했다. 손의 습관이 아니라 기하학으로 세운 새 시대의 글자.
- Humanist Sans 1916– / 양식
로만의 골격과 비례를 유지한 채 세리프만 덜어냈다. 기능적이면서도 손의 기억을 품은, 공공 사인의 표준.
- Wood Type 1827– / 기법
대형 포스터를 위해 나무로 깎아낸 거대한 글자들이 극단적인 장체와 평체, 그리고 장식이라는 디스플레이 어휘를 만들어냈다.
- Mincho 19th century– / 양식
해서의 골격을 새기기 좋게 가로는 가늘고 세로는 굵게 정리했다. 우로코 세리프와 함께 지금도 일본어 본문 조판을 떠받친다.
- Japanese Gothic late 19th century– / 양식
획이 거의 균일한 일본어 산세리프. 헤드라인 강조를 위해 태어나 화면의 본문 서체로 자랐다.
- Monospace 1874– / 양식
타자기의 기구에서 태어난 고정폭 글자. 초고와 서식과 코드, 곧 '진행 중'의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.
- Talnemokkol (De-squared Hangul) 1980s- / 양식
한글을 정사각형 틀에 맞추는 짜임을 그만두고, 자음과 모음을 정해진 모양 그대로 쌓아 글자마다 높이와 너비가 달라지는 글꼴. 안상수의 글꼴과 포스터가 이 형태를 널리 보여 주었다.
- ITC Style 1970s–1980s / 양식
사진식자 시대의 뉴욕이 낳은 큰 엑스하이트와 좁힌 조판의 양식이다. 루발린의 개념적 타이포그래피와 잡지 《U&lc》는 글자를 그림처럼 연출하며 그 시대의 얼굴을 만들었다.
- Calligraphic Revival 1906– / 양식
존스턴이 중세 사본에서 파운데이셔널 서체를 다시 세우며 시작된 서구 서예의 근대적 부흥. 언더그라운드 서체와 길을 거치며 손으로 쓴 글자는 근대 디자인의 원천이 되었다.
- Emigre 1984–2005 / 양식
매킨토시가 등장하자마자 디지털의 거칢을 미학으로 바꾸어 놓은 잡지이자 활자 회사. 비트맵 서체, 충돌하는 레이어, 그리고 '읽기 어려움'에 대한 옹호로 1990년대 디자인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.